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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동아일보] 31년전 의료기기 청년 영업사원, 이젠 매출1조시대 ‘노크’

2012-11-09
LINK : http://news.donga.com/3/all/20120917/49457380/1

“성공하려면 두드려라”… 바이오 인프라 소재기업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황을문 대표


《 1981년 4월 어느 날 한 청년이 신문을 손에 쥔 채 서울대 미생물학과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. “처음 뵙겠습니다. 저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인데요. 신문에 난 유전자공학 기사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.” 강현삼 당시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당돌한 청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것저것 가르쳐줬다. ‘10년 후에는 유전자공학산업이 한국에서 주목받는 산업이 될 것’이라는 기사만 보고 찾아온 사실이 기특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. 이후 청년은 3년간 주말마다 들러 어깨너머로 유전자공학과 생명공학을 공부했다. 그 청년이 바로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인프라 소재기업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황을문 대표(60)다. 강 교수는 당시 인연으로 현재 서린바이오사이언스의 고문을 맡고 있다. 》

○ “불량기업은 없다, 불량기업 경영자만 있을 뿐”

매일 두차례 전직원 모여 ‘하하하’ 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황을문 대표의 ‘웃음경영’ 방침에 따라 매일 두 차례 직원들이 모여 크게 웃는 시간을 갖는다. 서린바이오사이언스 제공

우연히 신문기사를 읽고 질문을 거듭한 결과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창업을 하게 됐다는 황 대표. 작은 기사 하나와 용기 있는 도전이 의료기기 영업사원 청년을 직원 100명, 매출액 400억 원대의 기업 대표로 바꿔놓았다.

1984년 서린과학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연구에 필요한 장비 시약 등을 공급한다. 황 대표는 “예전 서부개척시대에 금광 개발에 필요한 삽이나 청바지 등을 납품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었듯이 바이오 연구를 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기업”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.

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창업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. 2005년 코스닥 상장 이후 2010년까지 연평균 14.2% 성장했다. 성공비결을 묻자 황 대표는 성실성과 자기계발을 강조했다. “불량기업은 없다, 불량기업 경영자만 있을 뿐”이라며 “최고경영자(CEO)로서 더 많이 공부하고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한다”고 말했다. 실제로 그는 저녁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하기 위해 술 약속을 거의 잡지 않는다.

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서울 성내동에 있던 사옥을 판교 테크노밸리단지의 ‘코리아바이오파크’로 옮겼다. 국내 수십 개의 바이오기업 및 제약회사가 밀집해 있는 이곳에서 새로운 신화를 이루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. 황 대표는 “의료기기 바이오헬스 내추럴푸드 등 관련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”고 강조하며 “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판교로 이전했다”고 설명했다.

○ 직원과 회사는 함께 성장… 웃음경영, 독서경영

‘웃으면 행복해진다’는 것이 황 대표의 지론이다. 직원들이 행복해야 업무성과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. 매일 오전 8시 30분과 오후 4시에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5분 정도 서로 얼굴을 보며 웃는다. 그냥 웃음이 아니라 박장대소다.

황 대표는 “일터에서 힘들고 짜증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경영자로 즐겁게 일하면 결국 회사도, 개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”며 “고객들을 대상으로 다품종의 제품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”고 말했다.

책을 통한 독서경영도 황 대표 경영철학의 또 다른 축이다. 회사 신입사원들은 입사 이후 3개월 동안 12권의 필독서를 읽는다. 책을 통해 개인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한 자부심이 성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.

황 대표는 2014년 분자진단 및 줄기세포 토털 솔루션업체로 우뚝 서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. 동시에 바이오기기의 국산화 및 수출 확대에도 전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.

최근에는 ‘서린 비전 2024’도 선포했다. 그는 “2024년에 생명공학기술(BT)과 정보기술(IT)을 결합한 헬스케어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등 바이오사업 라인업을 확대해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겠다”며 “바이오시장에서 서린의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”며 각오를 다졌다.

정지영 기자 jjy2011@donga.com